짧은 글

달맞이 꽃

ojhskhk0627 2007. 7. 22. 01:17

 

 

달맞이 꽃

 

 

                               문정희

 

 

 

첫여름 하얀

달밤이 되면

그만 고백해 버리고 싶다

그대 내 사람이라고

 

키 큰 포플러 바람에 흔들리고

수런수런 풀냄새 온 몸이 젖어들면

 

입으로 부르면

큰일나는 그 사람

하르륵! 향기로 터뜨리고 싶다

 

그만 뜨거운 달맞이꽃으로

확확 피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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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호수

 

 

                       손 세실리아

 

 

제 몸의 구멍이란 구멍 차례로 틀어막고

생각까지도 죄다 틀어막더니만 결국

자신을 송두리째 염해버린 호수를 본다

일점 흔들림도 없다 요지부동이다

살아온 날들 돌아보니 온통 소요다

중간중간 위태롭기도 했다

여기 이르는 동안 단 한번만이라도

세상으로부터 나를

완벽히 封(봉)해 본 적 있던가

한 사나흘 죽어본 적 있는가

없다. 아무래도 엄살이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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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엄살이 심했다.

내 안에 갇혀있는 동안

다른 얼굴들을 보지못했다.

힘겨운 사람들. 힘겨운 것들.

 

눈에 힘빼고,몸에 힘빼고 걸을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