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침향

ojhskhk0627 2007. 4. 15. 15:58

 

 

 

 

 

            침향(沈香)

                                          

 

                                         박라연


 

잠시 잊은 것이다
생(生)에 대한 감동을 너무 헐값에 산 죄
너무 헐값에 팔아버린 죄,
황홀한 순간은 언제나 마약이라는 거

잠시 잊은 것이다
저 깊고 깊은 바다 속에도 가을이 있어
가을 조기의 달디단 맛이 유별나듯
오래 견딘다는 것은 얼마나 달디단 맛인가
불면의 향인가

잠시 잊을 뻔했다
백단향(白檀香)이,
지상의 모든 이별이 그러하다는 것을
깊고 깊은 곳에 숨어 사는
침향을,

-----------------------------------------------------------

 

 

이 환한 봄날에 잠시 깊은 가을을  그리워했다.

 

깊은 가을을 좋아했었다. 밝고 환한것이 불편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계절이 오가는 것도 지들 일이다 싶어

바라볼 뿐이다.

 

생에 대한 감동을 헐값에 산 죄이거나,

너무 무거웠던 생이 진저리 나거나,

 

------------------------------------------------------------

 

 

오늘은  한 생애가  격렬하게 진 날이다.

 

허세욱

 

좀 더 세상이, 따뜻한 세상이기를 온 몸으로,

불꽃처럼 사랑했던  사람의 이름이다.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시기를 마음으로 빈다 

 

'짧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0) 2007.04.27
애인  (0) 2007.04.25
여인숙에서 보낸 한 철  (0) 2007.04.11
4월  (0) 2007.03.30
뼈아픈 후회  (0) 2007.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