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게이트역에서 내려 40여분을 물어물어 내 생애를 찾으러 갔다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마저 잘 알지 못하는 공동묘지
한 켠에 그가 있었다
오랫동안 묵념을 했다
쓰러진 꽃들을 일으켜 세우고
부끄럽지만 당신을 보러 왔노라고 얘기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세련되고 화려한 도시들을 지나, 끝내는
그 도시들과 섞여지지 않는 동양의 조그맣고 못난 사내가
당신때문에 젊은날로 부터 지금까지 헝크러져 살아 온
내 생을 이야기 했다.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세상의 실체적본질이 무엇인지
몰랐더라면...
좀 더 부드럽게 좀더 세련되게 살 수 있었을 세월을....
당신은 나에게 무엇이었냐고 물어 보았다.
존재론과 관계론사이에서 당신의 이름을 묻는다.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만남은 짧았고 물음은 길었다.
비석의 맨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Workers of all lands unite